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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발벗고 나서게 한 온유한 모세
전난영(강원)
2017-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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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암과 아론은 모세를 비방하고(1절) 모세가 자기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듯이 평한다(2절). 하나님께서 이 두 사람의 말을 들으셨다. 그리고 3절에 모세에 대해 따로 평하신다. 그러나 하나님의 평가는 두 사람과 확연히 다르다. 모세의 온유함을 높이 평가해주신 것이다(3절) 그런데 왜 갑자기 쌩뚱맞게 ‘온유함’을 얘기하시지? 어쩌면 3절에 6-8절이 오면 더 잘 맞을 것 같다.
그런데 하나님은 왜 ‘온유하다’는 평을 나중에 해도 될텐데 3절에서 먼저 하셨을까? 비방하는 미리암과 아론 그리고 비방을 당하는 모세, 세 사람의 모습을 계속 쭉 지켜 보셨기에 3절의 평가가 먼저 나오지 않았나 싶다. 하나님은 이제까지 모세의 온유함을 수없이 봐오셨다. 그런데 이번에 그를 비방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가족이다. 누나와 형이자 지도자요 동역자인 미리암과 아론으로부터 비방 당하면서 보이는 모세의 모습에 하나님은 정말 감동하신 것 같다. 어쩌면 모세의 모습이 우리 주님의 모습과 닮지 않았을까?
“그가 도살자에게로 가는 양과 같이 끌려갔고 털 깎는 자 앞에 있는 어린 양이 조용함과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행8:32)
미리암과 아론의 비방의 강도가 셌고 하나님 보시기에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었던 것 같다. 여자인 미리암이 아론보다 이름이 먼저 밝혀진걸 보면(1절) 누나이기 때문에 아론보다 먼저 호명된 것이 아니라 비방에 앞장 섰기 때문인 것 같다. 한마디로 미리암은 드센 누나. 여자 문제라서 여자가 더 발끈한걸까? 그러나 미리암의 비방의 촛점은 여자 문제가 아니었다.
나도 미리암을 참 많이 닮았다. 하나님이 남편을 아내인 나의 머리로 세워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꼬투리를 잡으면 그걸 빌미로 “당신이 나와 다를게 뭐가 있느냐”는 듯 남편의 권위를 무시하고 비방했던 적이 참 많다. 내가 남편을 무시함으로 하나님의 권위를 무시한 것처럼 미리암과 아론 또한 하나님의 권위를 무시했구나. 미리암을 보며 나를 보고, 나를 보면서 미리암을 본다.
비방 당하는 모세는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았다.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 나무란다며 상대의 과거를 캐내며 공격하지 않았다. 모세는 침묵했다. 그런데 그 침묵이 적개심을 품은 침묵이 아닌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이 말씀하셨듯 온유함의 침묵이다. 나는 모세와 비교해 볼 때 하늘과 땅이다. 남편이 한 마디 하면 두 마디 세 마디는 기본이다. 덕분에 “이 여편네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점점 드세지네”라는 소리를 듣는다.
모세가 일방적으로 당해서였을까? 침묵하는 모세 덕분에 하나님께서 발 벗고 나서신다. 구름 기둥 가운데로부터 강림(내려오심)하시고 장막 문에 서시고 아론과 미리암을 불러 직접 책망하신다. 그리고 모세의 권위가 두 사람이 생각하듯 같은 레벨이 아님을 구구절절 설명하신다. 결정적인 것은 미리암을 나병으로 징계하심으로 검은 피부의 구스 여인과 대조적으로 하얗게 하셨다는 사실. 우리 하나님이 미리암에게 진짜 단단히 화나셨나보다. 모세는 징계 받아 나병으로 하얗게 된 미리암을 위해 부르짖으며 중보 기도한다. “주님, 광야의 햇빛에 검게 그을린 구리빛 같은 건강한 피부로 회복해 주세요!”
주님, 미리암 같은 나, 모세와 같은 나로 변하게 해주세요. 한 뱃속에서 낳는데 어찌 이리 다를 수가 있을까요? 같은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저는 참 미리암 같으네요.
주님, 제 머리로 세워주신 남편의 권위에 대해 도전하는 저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비방 받는 것을 못견뎌 비방 받는 그 이상으로 공격하며 싸우고 더 핏대를 세우며 과거까지 들춰내며 헐뜯어 대는 저의 모습을 또 발견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미리암과 같은 나, 모세를 조금이라도 닮은 모습으로 변해가도록 도와주세요. 다른 누구보다 먼저 남편의 권위를 존중하고, 온유함의 태도를 갖추도록, 노력하도록 도와주세요.